[사설] 여성 접대부만 1000명이라는 룸살롱

입력 2012-07-10 18:38

서울 논현동에 있는 Y유흥주점은 지하 1∼3층으로 이뤄진 가게 내부에 180여개의 룸이 마련돼 있는 국내 최대 룸살롱이다. 상주 웨이터 수만 700여명, 여성 접대부만 1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 18층 호텔방의 일부를 2차장소로 사용하는 이른바 풀살롱 영업을 하는 곳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이런 불법 업소가 2년 가까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검찰이 지난 5일 수사관 50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한 직후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들과의 유착관계를 철저히 밝힐 것일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이 업소는 외국인들에게까지 물 좋기로 소문나 비자와 마스터카드 결제액이 가장 많다고 한다. 압수수색 이후에도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찾아와 헛물을 켜고 다른 룸살롱으로 발길을 돌렸을 정도였다.

우리 교포가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마사지를 빙자한 성매매 영업을 하다 지역 경찰에 걸려 업소가 폐쇄되고 수갑을 찬 여자 종업원들이 줄줄이 유치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TV에 방영돼 나라 망신을 톡톡히 시킨 것이 엊그제다. 모처럼 불고 있는 한류바람은 사라지고 우리나라가 성매매와 룸살롱의 진원지인 것처럼 해외에 비치고 있다는 말이다.

이번 수사를 두고 경찰 일부에서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 문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형 룸살롱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검찰이 말단 웨이터 10여명을 체포하려다 영장이 기각되는 바람에 실패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이 제기한 의혹이다. 그렇지만 룸살롱 황제 사건에서 뇌물을 받은 경찰이 줄줄이 구속된 점을 고려하면 그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룸살롱 접대는 대다수 서민들의 근로의욕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사라져야 할 퇴폐문화다. 이번 수사는 불법영업을 일삼은 업주는 물론 비호 세력을 발본색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아울러 룸살롱 영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관계 법령도 다시 손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