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미쓰비시서 강제노역 할머니들 배상협상 결렬에 “강경투쟁”

입력 2012-07-09 19:20

일제 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린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9일 배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소식에 새로운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7월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미쓰비시 측의 제안으로 시작된 한·일간 2년여 줄다리기가 지난 6일 나고야 16차 협상을 끝으로 결렬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한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 이후 미쓰비시는 자국민 사이에서 반(反)미쓰비시 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 형식적 협상에 나서 가난과 병마밖에 남지 않은 할머니들의 가슴에 다시 피멍을 들게 했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가 그동안 과거 청산을 위한 할머니들과의 협상을 무성의와 오만함으로 일관해 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할머니들의 눈물겨운 소송이 2008년 도쿄재판소의 기각 판결로 끝나자마자 우리 정부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3호’ 제작을 미쓰비시에서 수주하도록 허용하는 등 제1호 전범기업에게 지나칠 만큼 관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시민모임은 일단 1인 시위와 항의 서명운동, 자동차 불매운동, 도쿄 원정 시위 등을 계속하고 향후 한국 법원에 대한 소송제기 등 대응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지원해온 일본 측 대표 다카하시마코토씨 등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미쓰비시가 개인의 존엄과 인류의 양심을 근원적 가치로 하여 강제노동 피해자들의 구제에 계속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