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저축銀 수신액 반토막… 예금자 이탈에 대출상품 판매 실적도 저조
입력 2012-07-09 19:15
금융지주 회사들이 저축은행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서민금융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예금자 이탈 등으로 홍역을 겪으면서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하나·신한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수신(예·적금)이 절반으로 줄었다.
옛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올 1월 출범한 신한저축은행은 인수 당시 1조5600억원이던 수신액이 현재 절반도 안 되는 6600억원으로 줄었다. KB저축은행 또한 연초 1조5000억원에 이르던 수신액이 최근 7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수신고가 반 토막 난 것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불안감이 커진 예금자가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불황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라 예·적금을 많이 받는 데 소극적이다.
또 저축은행이 강점을 갖고 있던 연 10%대 금리의 대출상품은 종적을 감췄다. 우리저축은행은 아예 상품이 없다.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연 19% 금리 학자금 대출, 연 18∼28% 금리의 자영업자 대출상품을 팔고 있지만 실적이 거의 없다.
잔액 기준 대출액도 10% 이상 감소했다. KB저축은행의 대출액은 연초 5700억원에서 현재 4000억원으로 줄었고 신한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5300억원에서 4400억원으로 감소했다. 장기 불황에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소극적으로 영업을 한 탓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해 저축은행 영업에 소극적이었다”며 “건전성 강화 노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