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2013 나비·곤충엑스포’ 포기 싸고 찬반 논란

입력 2012-07-09 19:14

“재정부담 고려 불가피한 선택”

“친환경농업 경쟁력 무너질 것”


전남 함평군이 ‘2013 나비·곤충엑스포’를 열지 않기로 한데 대한 찬반논란이 거세다. 나비·곤충을 주제로 한 최초 엑스포로서의 명맥을 잇자는 의견과 재정부담을 고려해 포기하자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9일 “내년 개최할 예정이던 나비·곤충엑스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8년 나비축제의 국제화를 명분으로 첫 개최한 엑스포 효과가 크지 않고 소모적 행사에 대한 군민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안 군수는 “엑스포 개최에 군비 96억8000만원 등 최소한 167억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확보예산은 10.5%인 17억원에 불과하다”며 “만성적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감사원 감사결과 2008년 제1회 엑스포의 경우 549억원이 투자됐으나 수익은 137억원에 불과해 412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 재정자립도는 8.16%로 전국 군 단위 지자체 85개 중 84위에 머물고 있다. 전남도도 F1 그랑프리, 여수엑스포, 순천정원박람회를 지원하기 버거워 비공인 행사인 나비엑스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따라서 1999년 시작된 나비축제 10회 대회와 함평군 탄생 600년을 기념해 2008년 4월 18∼6월 1일 개최된 나비·곤충엑스포는 ‘1회 단발성’ 축제로 사라질 처지다.

후발주자인 경북 예천군은 2007년 곤충바이오 엑스포에 이어 올해는 대회 규모를 확대해 오는 28일부터 23일간 제2회 엑스포를 치르기로 해 대조적이다. 따라서 엑스포가 중단되면 그동안 친환경 농업의 선두주자로 위상을 굳혀온 함평의 경쟁력이 송두리째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나비축제와 엑스포 개최로 함평을 찾는 관광객이 시나브로 늘고 함평산 쌀과 한우 등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금명간 한계상황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평군은 대신 내년부터 나비축제 규모를 확대해 군민의 실질 소득을 끌어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체적 대안이 부족해 실현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2013 나비·곤충엑스포는 2013년 4월 19∼5월 19일 함평엑스포공원과 생태습지공원 등 109만㎡에서 환경과 생태, 곤충과 인간이 연계된 학술·전시·공연 행사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었다.

군민들은 “방송국 PD 출신 전임 군수가 나비축제로 주가를 올리더니 축협 조합장을 지낸 새 군수는 취임 이후 한우사업에 상대적으로 치중하고 있다”면서 “속사정은 모르지만 군 살림 전체가 정치적 판단에 의해 좌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함평=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