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귀환… 페더러 윔블던 우승
입력 2012-07-09 18:57
올 시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가 그랬듯 테니스에서는 로저 페더러(31·스위스)가 ‘황제’로 다시 귀환했다. 윔블던 통산 7회 우승, 메이저대회 최다인 17회 우승기록을 이어가며 라파엘 나달(26·스페인),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에게 내준 세계랭킹 1위를 2년여 만에 되찾았다. 존 매켄로, 비욘 보리, 이반 렌들, 보리스 베커 등 전설적인 선수들도 달성하지 못한 ‘30대 메이저 우승’도 보란 듯이 해냈다.
페더러(3위)는 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에서 영국 국민들의 성원을 한 몸에 받은 앤디 머레이(4위·영국)에 3대 1(4-6 7-5 6-3 6-4)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 115만 파운드(약 20억3000만원)를 획득한 페더러는 2010년 호주오픈 이후 약 2년6개월 만에 다시 메이저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피트 샘퍼러스(미국)의 대회 최다 우승기록(7회)과 타이를 이룬 페더러는 “기분이 좋다. 마치 내 품에서 (트로피를) 떠나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3년 윔블던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신고한 페더러는 윔블던 5연패, US오픈 5연패 등을 이룩하며 ‘테니스 황제’로 군림했다. 2008년 나달에게 밀려 지존의 자리도 내주는 등 주춤했지만 2009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2010년 호주오픈 우승으로 절정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30대가 다가오면서 나달, 조코비치에 확연하게 밀렸다. 메이저 결승 진출은 지난해 프랑스 오픈이 유일했고 윔블던에서도 2010∼2011년 2년 연속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지는 해’로 취급받던 페더러는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4강에 진출하며 재기를 엿봤고 마침내 세계 테니스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반면 76년 만에 영국 남자 선수의 메이저 단식 정상에 도전한 머레이는 결국 메이저대회 네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이 응원을 펼쳤으나 한을 풀지 못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