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아시아계 표심에 달렸다”… 언론, 캐스팅 보트 역할 전망

입력 2012-07-09 21:59

미국 대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게임 체인저(game-changer)’ 역할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8일(현지시간) 1996년의 ‘사커맘’이나 이후 대두한 히스패닉처럼 아시아계가 점점 중요한 정치세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인구 증가율과 지역에 따라 편중되지 않은 인구 분포, 이민 2세의 대두로 정치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이 이유다.

아시아계는 미국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한다. 이는 2000년에 비해 40.5% 증가한 것이다. 미세한 표차로도 한 주(州)의 선거인단을 싹쓸이할 수 있는 미국 선거제도 특성상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전체 유권자의 14.1%를 차지하는 등 특히 대선 경합 주(스윙스테이트)에서 빠른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계의 성장은 공화당 밋 롬니 후보보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내 아시아인의 53%는 민주당을, 16%는 공화당을 지지했다. 73%는 대선 정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롬니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국가별로는 인도계의 65%, 중국계 56%, 일본계 55%, 한국계는 47%의 유권자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참여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실현을 위한 아시아 아메리카센터(Asian American Center for Advancing Justice)’의 지난 10월 조사 결과, 2008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인구 중 선거가 가능한 연령대의 68%만 투표권이 있는 시민권자였고 그나마 55%만 투표를 위한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UC 리버사이드의 카식 라마크리쉬난 교수는 “만약 어느 한 당이 사람들로 하여금 등록하고 투표하는 습관을 들이게 한다면 (그 당에 투표하는) 성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공화·민주 중 한 당의 확고한 지지계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