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관저에 의사당 건립 추진
입력 2012-07-09 18:45
리비아 과도정부가 지난해 10월 사망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관저에 국회의사당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트만 벤 사시 국가과도위원회 사무총장은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는 트리폴리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면서 “내년 말까지 새 국회 건물이 건립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건립 후보지는 요새 내 리셉션 홀이 있던 곳이다. 의사당과 함께 박물관, 도서관도 세워질 예정이다. 내년까지 의사당 건립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은 헌법 제정 이후 내년에 다시 치러질 총선과 일정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날 치러진 제헌의회 선거로 선출된 의원들은 의사당 건립 전까지는 관저 인근 릭소스호텔 회의장에서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찬란한 문’이란 뜻의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는 전체 면적이 여의도의 70%인 복합단지로 카다피의 철권통치를 상징하는 호화시설이었다. 하지만 정부군과 시민군이 정권 최후의 보루인 이곳을 두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폐허로 변했다.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한때 리비아 혁명의 성지로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건물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린 채 갈 곳 없는 빈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