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캠프, 출마선언 직전에… 로고·슬로건 표절시비 곤혹

입력 2012-07-09 22:09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경선 캠프 안팎에서 각종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경선 룰 논란에도 비교적 조용했던 캠프는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을 목전에 두고 각종 돌발 변수가 속출하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박 전 위원장 캠프가 8일 야심 차게 발표한 ‘심벌 아이콘’을 놓고 표절 시비가 벌이진 게 대표적이다. 변추석 미디어홍보본부장이 ‘박근혜’의 한글 초성을 사용해 만든 아이콘에 대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측은 9일 “초성을 이용한 아이콘은 우리가 먼저”라며 반발했다. 임 전 실장 측은 지난 5월부터 ‘임태희’의 한글 초성을 이용한 상징 로고를 명함, 봉투 등 공보물에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로고와 유사하다는 게 확인됐다”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슬로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대해서도 도용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던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해 초 내가 시민운동가들과 함께 만든 시민 정치조직 명칭이 ‘내가 꿈꾸는 나라’였다”며 “작명을 했던 나로서는 당혹스럽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 캠프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관망하는 모양새다. 캠프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보고 대응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 캠프는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의 경선 불참 선언도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예상됐던 결과지만 경선 자체가 박 전 위원장 추대식으로 비춰지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김종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끝까지 같이하면 좋았을 텐데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앞서 캠프는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의 ‘5·16 미화’ 발언과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의 ‘55세 이상 접근 금지’ 언급을 두고도 당 관계자와 지지자들에게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편 1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열릴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식은 국민과의 소통이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식전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빨간 엽서’를 나눠줘 박 전 위원장에게 바라는 바를 적게 하는 시간이 마련되고, 참가자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국민과의 합창’도 준비돼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