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청라지구 ‘밤길 걷기’ 겁난다… 치안 담당 지구대·파출소 설치 뒷전

입력 2012-07-09 22:21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청라지구가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치안을 담당할 지구대나 파출소마저 부족해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인천지방경찰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달 말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는 영종하늘도시의 경우 지구대 및 파출소 신설이 올해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종하늘도시는 동보노빌리티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9개 아파트 단지 1만여 가구 3만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전체 면적은 1930만㎡에 달한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렇다할 치안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로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이 지지부진한데다 입주 예정자들도 LH 설문조사 결과, 30%가량만 입주한다고 응답한 점 등을 들어 파출소 등 치안시설 신설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 공순복(59·여·인천 운남동)씨는 “영종하늘도시 일대는 밤길이 어두워 여자 혼자 걷기에는 겁이 날 정도”라며 “치안공백 상태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체적으로 운서동 공항신도시의 공항지구대 인원을 늘리고 순찰차를 하늘도시 위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공항지구대의 경우 27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어 공항신도시보다 7배나 규모가 큰 영종하늘도시를 담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공항신도시에서 하늘도시까지 출동하는데만 20분이상이 걸린다.

공항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로 이어지는 운서2교는 비가 조금만 와도 침수돼 주민들이 고립이 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택시기사 김모(51)씨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밑에 건설된 운서2교가 비가 올 때마다 물에 잠기는 바람에 인천대교기념관 쪽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택시요금이 배 이상 나온다. 생활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곳이 경제자유구역인지 의심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영종하늘도시 인근 도시계획도로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인데도 도로는 중구에서 담당하고 있어 주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주변에는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아 주민들은 LPG를 사용하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도 입주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를 포기하고 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도 있지만 그마저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청라국제도시도 입주가 시작된 2010년부터 인근 서부경찰서 관할 서곶지구대에서 순찰차 1대를 전담 배치해 순찰활동을 하는 것이 고작이다.

인천=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