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런던올림픽 한국대표단 기수는 故 안병석씨

입력 2012-07-09 19:28

신생국 ‘KOREA’란 국호와 태극기를 앞세워 사상 처음 출전한 1948년 런던올림픽의 한국 대표팀 기수가 고 안병석(1923∼84)씨로 밝혀졌다.

당시 184㎝의 고려대 농구선수였던 안씨는 세계에 처음 한국을 알리는 올림픽에 훤칠한 농구선수가 기수로 나서야 한다는 이상백(훗날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씨의 추천으로 기수로 나서게 됐다고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9일 밝혔다.

안씨는 올림픽 연찬회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왈츠를 추기도 했다. 여왕이 참가국 선수들과 30초씩 왈츠를 췄을 때 긴장한 안씨가 여왕의 발을 세 번이나 밟았지만 여왕은 안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다는 표시를 했다고 한다.

안씨는 당시 사용한 태극기와 선수단 단복의 휘장, 기념 페넌트, 농구 대표팀의 붉은색 하의 등을 보관해 아들 안모(68)씨에게 유품으로 남겼다. 건국 전 미군정 치하의 혼란기에 대한체육회가 기념품을 제대로 보관하지 못한 탓에 안씨가 소장해왔던 것. 안씨는 56년 멜버른올림픽에 주장으로 출전하는 등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낸 뒤 성신여고 감독으로 후진 양성에 힘썼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