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출시 트라젠타, 신장 기능 제한없이 복용 가능
입력 2012-07-09 17:38
최근 고령화 추세에 따라 만성질환이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의료진들의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당뇨병 유병률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10명 중 1명이 당뇨 진단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당뇨 및 당뇨 합병증 치료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의 가파른 증가 추세에 따라 당뇨 치료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1만5000명 이상의 의학 전문가들이 참석해 당뇨병 치료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당뇨병 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2006년 DPP-4 억제제가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많은 관심을 받는 당뇨병 치료제는 DPP-4 억제제 계열이다. 이전의 당뇨병 치료제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물과 몸 안에서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고 빨리 소비되도록 하는 약물이 전부였다. 하지만 저혈당 및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과 치료 상의 한계점이 제기되면서 부작용을 개선한 새로운 DPP-4 억제제가 등장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DPP-4 억제제들이 개발돼 왔다. 특히 올해 국내에 출시돼 주목을 받고 있는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는 DPP-4 억제제 치료제 중에서도 한층 진화된 차세대 약물로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차세대 DPP-4 억제제 등장= 현재 DPP-4 억제제들은 대부분이 신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의 신장 기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약물의 용량조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당뇨 합병증 위험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에 면밀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 차세대 DPP-4 억제제로 소개된 트라젠타는 약물을 복용한 이후에도 몸 안의 특정 장기에서 대사 작용을 거치지 않고 90% 가량이 그대로 배출돼 신기능이나 간기능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복용이 가능하다. 또한 약물이 배설되는 경로 역시 다른 치료제와 달리 담즙과 위장관을 통해 배출된다. 이렇게 진화된 특징 때문에 트라젠타는 환자의 신장기능뿐만 아니라 간기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다.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의과대학 엘레 페라니닌(Ele Ferrannini) 교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65%는 신기능 저하 위험에 처해 있고 치료제 선택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트라젠타 분석 결과는 큰 의의를 가진다”며 “특히 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신장을 통해 배출돼 신장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당뇨병 환자의 신장 기능이 손상된 경우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복용 양을 줄여야 하는 치료상의 한계가 나타나게 되지만, 트라젠타는 다른 혈당 조절 약물과는 달리 환자의 신장기능에 상관없이 모든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 1일 1회 5㎎ 단일 용량만 복용하면 되는 이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당뇨 치료의 화두는 심혈관계 위험 감소= 이와 함께 트라젠타는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불안전형 협심증에서 다른 당뇨병 치료제인 설포닌우레아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임상을 통해 확인한 데 이어, 현재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에 대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 임상시험은 다른 DPP-4 억제제와는 달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70세 이상의 당뇨병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당뇨약물인 설포닌우레아 복용군과 심혈관계 보호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것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가 발표되면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이 DPP-4 억제제에 대해 기대했던 심혈관계 보호 효과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라델피아=이영수 쿠키건강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