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주치의] 당뇨병 환자 혈당조절은 기본 고혈압·단백뇨 관리 병행해야
입력 2012-07-09 17:38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나와서요. 제가 혹시 신장질환 아닐까요?”
소변에 일시적으로 생기는 거품을 보고 놀라 병원을 찾아오는 당뇨병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소량의 거품만으로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평상시 보다 소변에 거품이 심하게 증가했거나 혈뇨가 보일 경우 신장질환으로의 동반을 의심해볼 수 있지만 단순한 거품뇨는 격렬한 운동 직후나 열이 나는 경우,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소변이 탁하고 거품이 심하게 일어나는 단백뇨는 신장에 이상이 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는 성인인 경우 300㎎ 이상의 단백질이 배설될 때로 정의된다. 이보다 적은 30∼300㎎은 미세단백뇨라 부른다. 특히 당뇨병 환자와 고혈압 환자는 일반인보다 미세단백뇨 발생 위험이 2∼3배 정도 더 높다.
당뇨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고혈당은 지속적으로 미세혈관 손상을 일으키고 신장 내부의 사구체를 손상시켜 신장 기능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다. 고혈압과 단백뇨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 남성 환자가 5배, 여성 환자는 8배 정도 사망 위험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뇨를 막기 위해서는 혈압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고혈압이 신장 혈관을 손상시켜 신장기능을 빠르게 저하시키고 반대로 신장기능이 손상될 경우엔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고혈압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대한신장학회가 2008년 실시한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에 따르면 41.9%는 당뇨병이, 18.7%는 고혈압이 원인이었고, 12.1%는 신장염에 의한 것이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단순한 혈당 조절뿐 아니라 고혈압과 혈당, 단백뇨를 함께 조절할 수 있는 다각적인 치료가 심혈관 질환과 신장합병증 감소에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과 신장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두 가지 질환을 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2001년 발표된 RENAAL 임상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치료제인 로사르탄 계열의 혈압약이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말기신부전 발생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 합병증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적당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과체중인 경우에는 체중 감량에 신경 써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평소 저염식으로 싱겁게 먹도록 하고 우유나 달걀 등 질 좋은 단백질을 소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나쁜 친구들이 몰려다니듯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신장질환 등은 한 질환을 앓게 되면 나머지 질환도 함께 발생하기 쉽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 등 평상시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해당 질병을 꼼꼼히 관리해 다른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조심하고 적절하게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