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변비·피섞인 대변땐 의심해봐야

입력 2012-07-09 17:20


대장암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80만 명이 발생하고 5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질환이다. 서구 사회에서는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의 두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 빈도도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 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 식물성 섬유소 섭취감소 등으로 대장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증상=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혈변이 있거나 뚜렷한 원인 없이 대변을 보는 습관이 달라지고 대변횟수가 평소보다 많아지거나 변비가 생기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런 증상은 거의 S자 결장이나 직장 부위의 종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증상들이다.

변비가 심하다고 대장암의 위험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변비가 오래 지속되고 무력감, 빈혈,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대변의 질(質)도 바뀐다. 대변이 묽어지면서 점점 대변의 점액질이 섞여 나오거나 시간이 더 경과하면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 대변에서 콧물 같은 점액이 가끔씩 묻어 나오는 경우에는 결장암 진행의 증상이거나 직장암의 조기신호로 간주해야 한다.

복부 팽만감과 복통이 있을 수 있고 아랫배가 가스가 찬 것처럼 답답하면서 아프면 상행결장, 횡행결장 부위에 암이 발생한 초기신호로 생각할 수도 있다. 상행결장이나 횡행결장은 항문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항문에 자극을 주지 않아 대변을 자주 보려는 느낌 없이 복부 불편감이나 아무 증상 없이 빈혈만 보이기도 한다.

◇예방 및 치료= 정기적인 운동은 대장암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섬유소, 칼슘, 다른 미세영양소 등의 섭취는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섬유소는 발암물질로 작용하는 담즙산과 결합하고 대변의 양을 증가시켜 발암물질을 희석할 수 있고 대장 내 통과시간을 단축해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아울러 중요한 예방법의 하나로 증상이 없더라도 대장암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선별검사는 대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방법으로 피가 나올 경우 대장암에 대한 본격적인 검사를 하게 된다. 선별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유 가능한 병변들이 많고 대장암의 빈도와 사망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선별검사 중 특히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대장선종을 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의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미국국가용종연구의 결과에 근거해 고위험군은 물론 위험인자가 없는 사람이라도 50세부터는 모든 국민이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도록 하는 권고안이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제시되고 있다.

명재일 명내과 방사선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