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손잡았다 음해하고 재산도 동결 상태” 사우디 사라 공주, 영국에 망명 신청

입력 2012-07-08 20:14

사우디아라비아 공주가 사우디를 통치하는 알 사우드 왕가의 핵심 세력 가운데 최초로 영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우디 왕가의 사라 빈트 탈랄 빈 압둘아지즈(38) 공주가 신변 보호를 위해 망명하고 싶다는 뜻을 6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영국 내무부에 알렸다고 전했다. 사라 공주는 “사우디 내 나의 반대 세력이 내가 이란과 손잡고 사우디에 등을 돌렸다고 몰아세운다”면서 재산도 모두 동결된 상태라고 호소했다. 또한 사우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자신을 납치해 사우디로 돌려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사라 공주의 망명신청 이면에 사우디 왕실의 팽팽한 긴장과 갈등이 있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외모로 ‘바비’라는 별명을 지닌 사라 공주는 이른바 ‘붉은 왕자’라고 불리는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와 그의 세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라 공주의 할아버지는 사우디 왕국을 세운 압둘아지즈 국왕이다.

그동안 사라 공주는 자신의 아버지와 경쟁을 벌이던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제의 보호를 받았으나 지난달 나이프 왕세제가 숨지면서 위협을 느껴 망명을 서두르게 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영국 당국은 사우디로 돌아가면 신변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사라 공주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조사해 망명 수용을 결정하게 된다. 사우디 정부는 공주에게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

사라 공주는 아버지와 사이가 멀어진 지난 2007년부터 영국에 머물러 왔으며, 현재는 런던 소재 5성급 호텔 스위트룸과 객실에서 네 명의 자녀와 생활하고 있다. 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소재 킹 사우드 대학 재학 당시 왕실 내 친척과 결혼했지만 20대에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