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 생도들의 60년 단골 빵집 할머니, 발전기금 1억원 해군사관학교에 기탁

입력 2012-07-08 20:15


해군사관학교 인근에서 60년 넘게 빵집을 운영해 온 80대 할머니가 생도들을 위해 1억원을 쾌척했다. 해군은 경남 창원 소재 진해제과 창업주 문상이(88·여)씨와 사위인 조충현(78·해사 13기) 예비역 해군소장이 해사 발전기금 1억원을 기탁했다고 8일 밝혔다.

문씨는 22세에 남편 전덕춘씨와 결혼해 1946년부터 이 빵집을 운영해 왔다. 해사 근처에 자리 잡은 이곳은 생도들에게 오랜 보금자리와도 같았다고 한다. 고된 훈련으로 허기진 생도들이 찾아오면 부부는 가격보다 훨씬 많은 빵을 주거나 아예 돈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빵집 2층에는 생도들이 쉴 수 있는 방도 마련해 줬다. 64년에는 눈여겨보던 생도였던 조 전 소장에게 딸을 시집보내기도 했다.

문씨는 지난해 딸이 지병으로 사망하자 사위에게 “유산 일부를 해사 발전기금으로 맡기고 싶다”고 말했고 조 전 소장도 흔쾌히 동의해 지난 6월 7일 1억원을 해군에 기탁했다. 문씨는 “생도들에게 도움을 준 것보다는 오히려 많은 것을 받았다”며 “이 돈으로 생도들에 대한 고마움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