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등 부동산 판매에 회사채 발행까지 국내 기업들 ‘실탄’ 확보 사활
입력 2012-07-08 19:37
국내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사옥 등 보유 부동산을 파는가 하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금고에 돈을 쌓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위기에 대비한 ‘실탄’을 마련해두겠다는 속셈이다.
8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635개 상장사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 60조8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3개월 만에 7조4610억원이나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상반기에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 자금 확보를 이유로 판 유형자산이 780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같은 이유로 매각한 유형자산(4048억원)의 배에 가까운 규모다.
상반기에 매각된 유형자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솔로몬저축은행이 지난 3월 처분한 서울 대치동 본점과 역삼동 지점 사옥이다. 매각금액은 1584억원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당시 퇴출을 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최근에는 하이트진로가 1340억원을 받고 엠플러스자산운용에 서초동 사옥을 넘겼다. 신일건업도 지난달 735억원 규모의 청담동 건물과 토지를 골프존에 매각했다. SK네트웍스는 서울 명동·성내동·목동 등에 있는 건물을 1500억∼18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부동산 매각 외에도 회사채·주식 발행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월별 회사채 발행 규모를 보면 회사채 발행액은 올해 1월 11조2589억원에서 3월에는 14조495억원으로 급증했다. 4∼5월에는 발행액 규모가 감소했지만 지난달에는 12조2917억원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20% 이상 늘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