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행복·소통’ 내건 朴의 슬로건… 대권 꿈도 이룰까
입력 2012-07-09 00:36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두 번째 대권 도전의 슬로건으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내걸었다. 국내 정치인으론 드물게 PI(Presidential Identity·대통령 이미지)를 심벌 아이콘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친숙한 느낌이 들도록 개인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는 개인보다 조직에 무게를 둔 CI(Corporate Identity·기업 이미지)를 발표했다. PI 공개는 이미지 변신을 위한 박 전 위원장의 고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변추석 경선 캠프 미디어홍보본부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박 전 위원장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국민의 행복’을 표현하기 위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또 “시대적 과제인 ‘변화’, 후보자의 지향 가치인 ‘민생’, 유권자의 지향 가치인 ‘개인화’ 등의 키워드를 함축하다 보니 이 슬로건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슬로건도 2007년 경선 때보다 국가에서 개인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5년 안에 선진국! 믿을 수 있는 대통령, 박근혜’라는 당시 슬로건이 국가의 성장을 부각시킨 거라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국민 개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인’에 대한 강조는 박 전 위원장의 최근 발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지난해 5월 유럽 특사로 네덜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사람 한사람이 자유롭게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면 국가가 성장한다”고 했다. 전날 밤 트위터에 “누구든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잠재력과 끼를 맘껏 발휘할 수 있는 나라를 저는 꿈꾼다.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한 출발에 함께해 달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PI를 통한 박 전 위원장의 이미지 변신도 눈에 띈다. 박 전 위원장의 성명 초성(ㅂ, ㄱ, ㅎ)과 익숙한 ‘스마일’ 이미지, 말풍선 표시 등을 결합한 심벌 아이콘이 만들어졌다. 지난 경선의 CI는 당의 색깔이 더 중요하게 반영됐지만, 이번에는 ‘인간 박근혜’가 전면에 나온 셈이다. 특히 지지층 외연 확대를 위해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말풍선 이미지를 결합함으로써 ‘이모티콘’ 같은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변 본부장은 “PI를 만들면서 한글, 단순화, 친숙함을 목표로 했다”며 “이모티콘의 접근법을 사용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현대 젊은이에게 다가가려 했다”고 밝혔다. “YS(김영삼), DJ(김대중) 같은 영문 이니셜처럼 한글 초성도 반복 사용하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열릴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선언식은 전체적으로 명랑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변 본부장은 “지금까지 전형적인 형태였던 깜짝 쇼 같은 것은 없다”며 “박 전 위원장과 국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Key Word - PI
Presidential Identity, President Identity, Personal Identity 등 다양하게 풀이되는 마케팅 용어로 정치 영역에서도 사용된다. 기업 이미지 구축을 뜻하는 CI(Corporate Identity)를 최고경영자, 정치인 등 개인에게 적용한 이미지 구축 전략 및 관련 상징물을 의미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