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세계적 추세’ 강조… 개혁·개방 관심?

입력 2012-07-08 22:41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최근 ‘세계적 추세’란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 북한사회의 개혁·개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5일 김정은이 평양 항공역(공항) 개선사업 현지지도에서 “이용률이 높아지면 항공역은 위성도시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3일 평양 양말공장 현지지도에서도 “소비자 기호와 심리에 어울리면서 세계적 추세에 맞게 색깔과 문양, 상표도안도 따라 세워야 한다”고 했다. 1일에는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를 찾아 “연구소를 세계적 수준에서 꾸릴 결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주체사상과 자력갱생을 외쳤던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김정은이 세계적 추세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이 지난 7일 새로 창단한 모란봉 악단 시범공연 관람 때 세련된 여성이 대동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영상에는 김정은의 오른편에 검은색 투피스 차림의 20대 여성이 앉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여성이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최고 지도자의 부인은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북한의 전통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날 공연에는 미키마우스와 아기 곰 푸 같은 미국 디즈니 만화영화의 캐릭터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AP통신은 “‘백설공주’ ‘덤보’ ‘미녀와 야수’의 장면도 무대 배경으로 등장했다”며 “김정은이 이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