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 ‘人海’… 경쟁률 최고 수천대 1… ‘오피스텔 광풍’

입력 2012-07-08 19:01


약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 본격화로 주택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를 팔고 오피스텔이나 중소형 아파트를 사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임대수입원으로 여겨지는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8일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주택공원 내 주택전시관은 이날 하루 1만명이나 몰려 하루 종일 붐볐다. SK건설의 ‘판교역 SK HUB’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찾은 인파로, 지난 6일 문을 연 이후 3일 동안 2만7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업체 측은 추산했다.

SK건설 측은 “판교역 인근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단지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임대수익을 노린 50대가 특히 많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25∼26일 부산 중동에서 분양한 ‘해운대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의 경우 3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려 평균 63대 1, 최고 2043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달 GS건설이 대학가 밀집지역인 서울 대현동 인근에 분양한 ‘신촌자이엘라’ 오피스텔도 최고 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베이비붐 세대들이 집 규모를 줄이고 오피스텔 임대소득 등으로 보상을 받으려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또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오피스텔 투자수익율이 4∼5%로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고 해도 재산세, 소득세, 공실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투자수익율은 1.5%포인트 정도 낮게 잡아야 한다”며 “2∼3년 후 오피스텔 공급 과잉 등을 고려해 꼼꼼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형 아파트를 많이 보유한 베이비붐 세대가 오피스텔이나 중소형 주택으로 갈아타기 위해 한꺼번에 매물을 쏟아내면서 대형 아파트가 팔리지 않고 적체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과 중소형 아파트의 가격 격차도 좁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아파트 규모별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전용면적 95.9㎡ 이상의 대형 아파트 가격지수는 작년 말 100.4에서 올해 7월 첫째 주 98.8로 떨어진 반면 중형(62.8∼95.9㎡)과 소형(62.8㎡ 미만)은 각각 103.1에서 103.5로, 104.9에서 106.4로 각각 상승했다. 재개발 사업 조합원들마저 대형 아파트를 외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왕십리뉴타운 1구역은 최근 계약을 마친 조합원의 80% 이상이 85㎡ 이하의 중소형 면적을 선택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