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서민에 힘되는 평등국가 만들겠다” 출사표
입력 2012-07-08 22:05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8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 ‘빅3’ 중 가장 늦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김 전 지사는 “재벌이나 특권층보다 서민에게 힘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평등국가’다. 그는 “국가는 극소수의 기득권자를 위한 ‘요새’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집’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등국가를 만들기 위한 공약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생계비 월 50만원 감축, 지방 국공립대학 반값등록금과 사회균형선발 30% 의무화, 일자리 창출, 어르신 노후 보장, 재정분권 강화, 한반도 경제공동체, 2040년 ‘원전 제로’ 국가 등 7가지 혁신정책을 내놓았다. 세부적으론 통신비 무료화, 논술고사 폐지, 외국어고와 자립형 사립고 폐지 등이 포함됐다. 김 전 지사는 “너를 이겨야 내가 사는 정글의 법칙을 버리고, 네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는 숲의 법칙을 도입하자”고 했다.
출마선언문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은 또다시 등장한 ‘박근혜 불가론’이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4대 불가론’을 내세웠던 그는 이날도 “이번 대선은 ‘국민 아래 김두관’과 ‘국민 위의 박근혜’의 대결”이라며 “경청 현장 소통 서민을 상징하는 김두관과 오만 독선 불통 최상류층을 상징하는 박근혜, 둘 중에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출정식에는 6000여명의 지지자와 주민들이 모였다. 뜨거운 땡볕에도 ‘김두관 파이팅’을 연호하며 1시간여 동안 자리를 지켰다. 원혜영 김재윤 김영록 안민석 우윤근 문병호 김광진 등 현역 의원 7명이 참석했으며, 전현희 천정배 전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김 전 지사는 출정식을 마친 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생활을 하며 ‘목민심서’를 저술한 전남 강진 다산초당을 방문했다. 앞으로 세종시와 연평도 등 전국을 돌며 희망대장정에 나설 계획이다.
릐김두관, 누구인가=‘뼛속부터 서민’ ‘지방대·마을이장·군수 출신’ ‘리틀 노무현’…. 김두관 전 경남지사에게 붙은 별명들은 그의 입지전적 인생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빈농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일찌감치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농사를 지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다 스무 살이 넘어서야 전문대 진학을 결심했다.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에 가입해 옥고를 치른 뒤 남해로 돌아온 그는 1988년 고향 동네 이장으로 선출됐고 이듬해 남해신문을 지역주민 주주 공모를 통해 창간했다. 95년 6월 남해군수에 전국 최연소(37세) 단체장으로 선출됐고, 노무현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경남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 번, 도지사 선거에서 두 번 떨어졌던 그는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서 경남지사직에 올랐다. 지원 조직으로는 신경림 시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팬클럽 ‘피어라 들꽃’이 있다.
해남=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