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다섯 가지 다짐
입력 2012-07-08 18:45
나는 목사다. 이게 기적이다. 정말 자격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책상 앞에 ‘4당5락’(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뜻이다. 지킨 적은 별로 없다)이라고 붙여놓고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했던 생각이 났다. 그래서 다섯 가지 다짐을 써 붙여 놓고 매일 쳐다보며 다짐하기로 했다.
첫째, 은혜를 잊지 말자. 둘째, 목사답게 살자. 셋째, 설교로 말하자. 넷째, 교회로 보여주자. 다섯째, 끝에 가서 보자. 사실 지켜야 할 목록은 수백 가지가 되겠지만 뭐 하나 자신 있게 하는 것은 없다. 그래서 어떨 때는 교회에도 미안하고 하나님께는 더 죄송하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않은가. 해야 하는 일이고 가야 되는 길이다. 이것 때문에 나를 부르셨고 오늘 하루도 살게 하셨으니까.
책상 위 ‘다섯 가지 다짐’을 휴대전화로 찍어 주변 목사들에게 전송했더니 우호적인 답신 몇 통이 왔다. 다들 잘하고 있으려니 생각하면서도 괜히 스트레스를 줬나 싶어 신경 쓰인다. 혼자 잘하면 될 일을 무슨 자랑이라고 광고하나 싶어서.
장봉생 목사(서대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