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해 5000억원 선뜻, 그는 누구인가… ‘동행의 행복,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
입력 2012-07-08 18:30
‘동행의 행복,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EBS·9일 밤 9시50분)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는 낯선 인물이 아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그의 이름을 딴 대학병원이 있어서다. 1838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세브란스는 평생 나눔의 뜻을 실천하며 살았다. 한국 최초의 현대식 종합병원인 세브란스병원은 지금 가치로 5000억원이 넘는 돈을 내놓은 그가 있었기에 이 땅에 세워질 수 있었다.
세브란스는 병원 설립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주치의인 어빙 러들로를 한국에 보내 우리나라 의학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러들로는 1912년 한국에 들어와 26년 동안 국내에서 외과 전문의로 활동했다. 러들로가 입국한 이듬해 세브란스는 숨을 거뒀는데, 사후에 발견된 그의 수첩엔 수많은 기부약정 목록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기부한 곳에 영구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금도 마련해뒀다. 반면 자신 명의의 집은 한 채도 없었다.
그의 기부철학은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아들 존 롱은 미국 4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 공연장을 지어줬고, 딸 엘리자베스는 미국에 수많은 병원과 도서관, 미술관을 설립했다.
방송은 세브란스의 삶을 통해 우리 시대 진정한 부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세브란스는 생전에 기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받는 당신보다 주는 내가 더 행복합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