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결성 50년 ‘한국의 마니아’ 기획전… 자유 희망 그리움, 오늘도 부르는 ‘Yesterday’
입력 2012-07-08 18:01
1962년 영국 리버풀에서 존 레넌(리드 보컬·기타), 폴 매카트니(리드 보컬·베이스), 조지 해리슨(하모니 보컬·기타), 링고 스타(하모니 보컬·드럼)가 4인조 록그룹을 결성했다. 그룹 이름은 ‘비틀즈(The Beatles)’라고 지었다. 이듬해 1집 앨범 ‘Please Please Me’를 낸 이후 1970년 해체될 때까지 280여곡을 발표하며 1960년대 팝 음악계는 물론이고 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비틀즈 열풍은 6·25전쟁 이후 주둔하던 미군의 라디오 프로그램 AFKN(American Forces Korea Network)의 전파를 타고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Let it be’ ‘Yesterday’ ‘Hey Jude’ ‘Imagine’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다. 비틀즈 아이콘은 전 세계적으로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와 패션, 라이프스타일에까지 파고들었으며, 국내에서도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해체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비틀즈. 그룹 결성 50주년을 맞아 ‘한국의 비틀즈 마니아’ 기획전이 10일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8월 5일까지)과 영등포점(8월 6일까지)에서 동시에 열린다. 비틀즈 앨범과 사진, 영화 포스터, 잡지 등 자료 250여점과 국내 작가 9명이 비틀즈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작품을 두 전시장에 각각 선보인다.
조각가 고근호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해 비틀즈 멤버들이 무대에서 로봇처럼 움직이는 모습의 ‘히어로 비틀즈’를 내놓았고, 한국화가 김선두는 한지 위에 수묵으로 멤버들의 얼굴을 그린 ‘예스터데이’를 출품했다. 서양화가 김형관은 비틀즈 앨범 원반을 쟁반 위에 극사실적으로 그렸으며, 사진작가 박준식은 비틀즈 관련 각종 서적을 촬영한 사진을 내놓았다.
또 서양화가 서상익은 존 레넌이 기타 치는 모습을, 설치작가 이기일은 비틀즈가 1969년 마지막으로 발표한 앨범 ‘애비 로드(Abbey Road)’ 디자인을 성냥 발화제를 물감으로 활용해 그렸다. 이밖에 서양화가 이동재는 점을 찍는 방법으로 ‘비틀즈 아이콘’을, 이호진은 비틀즈의 여섯 번째 앨범 ‘러버 소울(Rubber Soul)’을, 홍경택은 네 멤버의 얼굴을 화면에 배치한 작품을 각각 내놓았다.
소설가 김훈이 ‘비틀즈와 나’라는 제목으로 쓴 원고도 공개된다. “비틀즈의 출현은 천지개벽과 같았다. 리버풀의 어린 영웅들은 더벅머리를 흔들고 기타를 치면서 ‘I wanna hold your hand’ ‘Love me do’를 노래했다. 나와 내 친구들은 미친 듯이 비틀즈를 따라서 노래했다. 학교에서, 집에서, 골목에서, 빵집에서…. 그 노래는 자유이며 희망이었고 저항이며 그리움이었다.”
전시는 서울에 이어 롯데갤러리 경기도 일산점·부산 광복점(8월 8일∼9월 2일)과 광주점(9월 19일∼10월 4일)에서도 열린다. 21일 오후 5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 28일 오후 5시 본점 야외무대, 8월 11일 오후 5시 광복점 문화홀에서는 국내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인 ‘멘틀즈(The Mentles)’, 유튜브를 통해 유명인사가 된 기타신동 정성하(16)의 특별공연이 마련된다. 비틀즈의 노래와 함께 아련한 추억 속으로 안내하는 무대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