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진룽 발탁’ 후진타오-장쩌민 거래

입력 2012-07-06 22:18


최근 궈진룽(郭金龍) 베이징 시장이 베이징시 당서기로 선출된 것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인 끝에 나온 타협의 산물로 관측되고 있다. 공산주의청년단과 상하이방을 각각 대표하는 양측 사이에 진행된 막후 협상은 베이징시 당 대회가 31개 성(省)·시·자치구 중에서 가장 늦게 치러진 데서 알 수 있듯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이처럼 정치국 상무위원 수나 상무위원에 뽑힐 인사를 놓고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이징 정가 일각에서는 후 주석이 수도 베이징 당서기에 자기 사람인 궈진룽을 앉힌 것은 향후 당 지도부 인사에서 더 많은 발언권을 행사하게 될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6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사이트 보쉰에 따르면 후진타오는 베이징시 당 대회를 앞두고 상하이(당서기 위정성·兪正聲)는 포기하는 대신 베이징과 광둥성(당서기 왕양·汪洋)을 보장하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자 장쩌민은 두 가지 조건을 내놓았다. 첫째는 톈진(당서기 장가오리·張高麗)과 충칭(당서기 장더장·張德江)을 보장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18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수를 9명으로 하자는 내용이었다. 위정성은 태자당, 장가오리와 장더장은 상하이방으로 각각 분류된다.

이에 대해 후진타오는 조건이 과하다고 밝히면서 톈진과 충칭을 나눠가지되 상무위원 수를 7명 또는 9명으로 하는 문제는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베이징시 당 대회는 수차례 연기됐으나 올해 65세의 고령인 궈진룽을 당서기로 결정하면서 마침내 열리게 됐다는 것이다. 베이징시 당서기는 25명으로 구성되는 공산당 중앙정치국위원에 들어가게 되는 핵심 포스트다.

일부 소식통은 “궈진룽의 당서기 당선은 후 주석과 시진핑 부주석이 향후 지도부 인사를 놓고 서로 손을 잡았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측은 시진핑이 10년 만에 맞는 권력교체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 고조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로서는 상무위원 수를 7명으로 할지, 9명으로 할지는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3일자에서 현행 9명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고문을 게재, 상무위원 수를 둘러싼 계파 간 논란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