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3명에 수갑 채우다니… 美 헌병대는 법도 없나
입력 2012-07-06 19:08
미군 헌병들이 한국 민간인 3명에게 수갑을 채운 채 강제로 부대 안으로 끌고 가려 한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미 헌병들은 출동한 경찰이 수갑을 풀 것을 요구해도 이를 무시하고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6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평택서는 평택 미군기지(K-55)에 수사관을 보내 제51비행단 소속 헌병 7명을 피조사자 신분으로 조사하겠다며 이날 오후 2시에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해당 미 헌병들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K-55 주변 평택 신장동 로데오거리에서 5일 오후 8시쯤 미군 헌병대원 3명이 순찰 중 주차금지구역에서 주차 이동지연 문제로 자신들과 시비를 벌인 악기점 주인 양모(35)씨의 양팔을 뒤로 제쳐 수갑을 채웠다. 이를 제지하는 행인 신모(42)씨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수갑을 채웠다. 당시 주변에 있던 미 헌병 4명까지 합세해 7명이 위압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송탄파출소 소속 경찰관 4명이 오후 8시35분 현장에 도착해 수갑을 풀 것을 요구했다. 미 헌병들은 그러나 이를 무시한 채 양씨와 신씨를 150여m 떨어진 부대 정문까지 끌고 갔다. 헌병들은 항의하는 양씨의 동생(32)에게도 수갑을 채웠다.
미 헌병들은 경찰이 계속 요구하자 양씨 등 3명에게 채웠던 수갑을 풀어주고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양씨 등은 얼굴과 무릎, 어깨, 팔꿈치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건 직후 미군부대 측에 연락해 관련된 헌병 3명을 파출소로 데려와 1차 조사를 했다. 이어 해당 부대 등을 상대로 영외 순찰의 법적 근거와 순찰인원, 순찰구역, 순찰시간, 순찰목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평택=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