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 은행 경기 부양책에도… IMF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경고”
입력 2012-07-07 01:29
유럽과 중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통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계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6일 일본 도쿄의 한 포럼에서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은 3개월 전 우리가 예측한 것보다 둔화할 수 있다. 하향 조정한 전망치조차 각 국가가 올바른 정책을 펼쳐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경제) 위기는 국경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아시아 지역도 위기 전염에 예외가 아니라고도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영국중앙은행(BOE)이 88조원 규모의 추가 자산매입 계획을 발표한 다음날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IMF가 열흘 안에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IMF는 지난 4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발표했었다.
유럽과 미국 증시도 경기 부양책을 비웃듯 혼조세를 보였다. 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나스닥지수만 소폭 올랐을 뿐 다우지수는 0.36%, S&P는 0.47% 하락했다. 독일 DAX 30지수 0.45%, 프랑스 CAC 40지수 1.17%, 스페인 Ibex 35지수는 3.25% 추락해 거래를 마쳤다. 영국은 하락세를 보이다 장 막판 상승세로 돌아서서 0.14% 올랐다.
금리 인하 조치에도 증시가 끄떡하지 않는 이유는 실물경기 지표 하락세가 이미 심각하기 때문이다. 6월 JP모건 글로벌 전(全)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전달보다 1.8포인트 떨어져 50.3을 기록했다. 전 세계 경제가 성장과 위축을 나누는 중립지대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수 50 이하는 경기 위축을 뜻한다.
국채 매입과 장기대출 재개 등으로 공격적인 조치를 바랐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에 그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 실망한 눈치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7.04%로 치솟았고, 덩달아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6.0%로 급등했다. 드라기 총재는 전날 금리 인하 외 추가 부양책은 없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미국에 쏠리고 있다.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양적 완화 조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 경기 부양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가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