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보이는 유로존 위기… 슬로베니아 6번째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

입력 2012-07-06 18:59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끝은 어디인가. 그리스 새 정부의 구제금융 조건 완화요구 철회로 한숨 돌리나 싶더니 이번엔 스페인·키프로스에 이어 슬로베니아가 6번째로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커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야네즈 수스테르틱 슬로베니아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슬로베니아 은행 체계는 현재로서는 관리 가능하므로 유럽연합(EU)의 도움이 필요치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은행 문제가 더 커져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드러나거나 새로운 리스크가 생기면 구제 요청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슬로베니아의 은행권 문제로 볼 때 그의 발언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슬로베니아 최대 은행인 ‘노바류블랸스카방카(NLB)’는 최근 정부로부터 3억8100만 유로를 지원받았다. NLB를 포함해 은행권 전반이 자체 유동성 확보 여력이 부족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국채 금리도 최근 6%를 넘어 정부 여력도 한계에 봉착했다. 이를 의식한 듯 야네즈 얀사 총리는 지난달 EU 정상회의에서 “슬로베니아가 ‘그리스 시나리오’ 위험이 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1740억 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에 대한 긴축 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던 주장을 철회키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소식은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5일 국제통화기금(IMF)과 EU, ECB 등 구제금융을 주도한 ‘트로이카’ 대표단과 만나 구제금융 추가 지원 협상을 시작하기 전 전해졌다.

야니스 스토나라스 재무장관은 이날 FT 인터뷰에서 “경제개혁이 탈선했다”면서 “우리의 개혁이 정상 궤도로 복귀할 때까지는 채권단에 어떤 것도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협상이든 재협상이든 전혀 맘에 들지 않는다”고 긴축조건 완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신민당 등 그리스 연정에 참여한 3개 정당은 선거기간 동안 경제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 시한을 2014년에서 2017년으로 연장시킬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