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의 힘-인터뷰] 서수민 PD “개콘은 웃음을 주는 나무 인기 연연않고 키워갈 뿐”
입력 2012-07-06 18:36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를 이끄는 서수민(40·여) PD는 어느 순간부터 이 시대 ‘못생긴 PD’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매주 일요일, ‘개콘’ 인기코너 ‘용감한 형제들’에서 반복되는 하극상 때문이다. 이 코너에서 개그맨 박성광(31)은 프로그램의 캡틴인 서 PD의 외모를 깎아내리며 놀린다. 서 PD는 박성광 출연분을 편집하는 등 사태 확산을 막으려 애쓰기도 했는데, 되레 이런 모습이 색다른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며 ‘용감한 형제들’을 빛나게 만들고 있다.
지난 3일 서 PD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선 그의 ‘코미디 사랑’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성광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데.
“정말 싫다(웃음). 남편이랑 두 딸도 진짜 싫어한다. 내가 유명해지는 건 싫다. 박성광한테 ‘PD 뜯어먹고 사는 놈’이라며 화도 많이 냈다. 모든 사태가 빨리 종결되길 희망한다.”
-수년 전에 비하면 ‘개콘’에 시사성 짙은 개그가 많아졌다. 수위에 대한 고민이 있을 텐데.
“매주 14∼15개 코너가 방영되는데 사회 풍자가 가미된 코너는 1∼2개밖에 없다. TV 프로그램 중 풍자 역할을 하는 게 별로 없다 보니 반응이 크게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풍자 수위는 대중의 절대 다수가 공감하는 문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색을 띠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콘’ 이전에도 ‘폭소클럽’ ‘개그사냥’ 등 주로 개그 프로그램 연출을 맡았다.
“입사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몇 개 했는데 다 잘 안 됐다. 대학(연세대) 때 연극반 활동을 해서인지 사람들과 무대에서 함께 호흡하는 개그 프로그램이 나랑 잘 맞는 거 같다.”
-요즘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드라마(SBS ‘신사의 품격’)에 밀리는 등 고전하는 모습인데.
“나는 ‘개콘’은 나무라고 생각한다. 13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나무. 드라마 끝나면 (시청자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진 않는다. 우리는 ‘나무지기’로서 흔들림 없이 나무를 키워갈 뿐이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