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 동시에 기준금리 인하

입력 2012-07-06 00:39

유럽과 중국이 동시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영국도 이에 가세해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가파른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한 조치로 지난달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경제운용 기조를 긴축 위주에서 성장 쪽으로 옮겨가자고 합의한 사항을 본격 이행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0%에서 0.75%로 0.25% 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린 이후 7개월 만에 또 금리를 내린 것이다. 특히 기준금리가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경기 위축을 우려한 것이다. ECB는 또 최저대출금리도 1.50%로 0.25% 포인트 인하했고, 예금금리 역시 0%로 0.25%포인트 내렸다.

ECB가 인하를 단행한 이유는 최근 유로존 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경제지표도 크게 부진해지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금융시장안정 대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가능성이 예견돼 왔다. 시장에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ECB의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달 금리 동결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일부 이사들이 금리 인하를 선호했다”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시장은 좀 더 많은 조치들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은행들의 신용악화로 유동성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장기대출 프로그램 재가동 등 추가적인 특별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취임 이후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 1년 만기를 3년으로 하는 장기대출(LTROs)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중국은 지난달 3년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이날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6일부터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 포인트, 대출금리를 0.31% 포인트 각각 인하한다고 이날 밝혔다.

중국 통화당국은 2008년 12월 이후 3년반 만인 지난달 8일부터 예금과 대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하했었다. 인민은행은 또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적용 하한도 기준금리의 0.8배에서 0.7배로 내렸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유지하는 대신 500억 파운드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