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정보 빼내 신용카드 위조… 국내서 ‘펑펑’ 홍콩인 등 3명 쇠고랑

입력 2012-07-05 19:48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조한 신용카드로 명품 가방 등 수천만원어치를 구매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홍콩인 L씨(41) 등 3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L씨 일당은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명동과 잠실의 유명 백화점을 돌며 위조 신용카드로 루이비통 등 명품 가방과 아이패드 등 고가의 전자제품을 사면서 4000여만원을 결제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의 판매관리시스템(POS) 해킹을 통해 유출된 개인정보를 사들여 신용카드 36장을 위조한 뒤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된 신용카드 중 14개는 내국인 명의였고, 실제 3명이 인출 피해를 입었다. 이들 중 2명은 결제 내역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L씨 등은 물건을 살 때 의심을 피하기 위해 카드와 동일한 이름으로 위조한 여권까지 사용했다. 이들은 구매책이 물건을 구입하면 배송책이 물품을 국제특송우편(EMS)으로 홍콩 조직원에게 보내는 등 카드위조, 물품구매, 배송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일당 중 1명은 도박 빚 40만원을 탕감해 준다는 조건으로 한국에 들어와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다. 경찰은 홍콩 모집책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요청하고, 위조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외국인이 더 있는지 수사 중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