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딱 걸렸다”… 오바마측, 조세피난처에 재산 은닉 의혹 공격
입력 2012-07-05 19:46
선거를 5개월 앞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던 미 대선 정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별안간 터져 나온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의 재산 은닉 의혹 덕분이다.
미국 연예잡지 ‘배니티 페어’는 3일(현지시간) 롬니 후보가 조세피난처인 케이맨 제도에 3000만 달러가 넘는 재산을 은닉하고 있으며, 그가 설립한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베인캐피털이 운영하는 138개 펀드 중 12개 이상은 조세피난처를 통해 이익을 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롬니는 스위스 은행 계좌에도 300만 달러 이상이 있고, 또 다른 조세피난처인 버뮤다에는 회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의료보험 의무구입 합헌 판결 이후 롬니로부터 “‘오바마케어’는 세금”이라고 공격받던 오바마 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데이비드 엑셀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4일 트위터를 통해 “스위스 은행 계좌, 케이맨 제도의 12개 펀드. 그리고 지금은 기록하지 않은 버뮤다 조세피난처?”라며 롬니를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오바마 캠프는 지난주 “우리는 스위스 은행 계좌가 아니라 미국에 투자할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한 조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도 인용했다.
롬니 캠프 측 아만다 헤네버그 대변인은 “(세금과 관련돼) 요구되는 것은 모두 기록해 제출했다”며 “오바마 대통령 측은 지난 4년 동안의 실정에서 눈을 떼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다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의혹은 5일부터 시작될 오바마 대통령의 오하이오 유세에서도 좋은 공격 소재가 될 예정이다.
롬니를 비난하기 위한 TV광고 2탄도 9개 경합 주에 일제히 쏟아졌다. 요지는 ‘롬니가 미국의 일자리를 인건비가 싼 국가로 내보낸 아웃소싱의 개척자’라는 것이다. 오바마 측은 베인캐피털이 인건비 감소를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고 지적한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광고에 실었다. 롬니 측은 비난광고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워싱턴포스트 기사는 오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