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DMB ‘역사 속으로’… 스마트폰 대중화 가입 급감 SK텔링크 8월 서비스 종료

입력 2012-07-05 19:32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다음 달 서비스를 종료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링크가 신청한 위성 DMB 폐지 신고를 다음 달 31일까지 수리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방통위는 위성 DMB의 폐지일정과 이용자 보상 등을 논의한 결과, 위성 DMB 가입자 수가 크게 줄어 사업개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SK텔링크에 위성 DMB의 신규가입 모집을 즉시 멈추고 시청권 제약에 대한 보상으로 가입자에게 현금으로 1만원씩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가입자 보상은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이뤄진다.

위성 DMB 사업자인 SK텔링크는 위성 DMB 사업으로 지난해 3300억원의 적자에 부채 1150억원을 기록하는 등 큰 손실을 기록하자 지난 2일 위성 DMB 사업 폐지 계획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위성 DMB는 2005년 5월 서비스를 시작, 가입자 수를 최대 205만명까지 늘렸으나 스마트폰 등 DMB를 대체하는 신규 서비스의 대중화로 최근 가입자 수가 3만9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위성 DMB 종료 후 비워지는 2.6㎓ 주파수의 용도에 벌써부터 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4세대(4G) 이동통신인 LTE(롱텀에볼루션)용으로 경매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위성 DMB 주파수 2.6㎓대역은 다른 나라에서 LTE용으로 널리 쓰이는 만큼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경매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링크가 위성 DMB에 쓴 2.6㎓ 대역은 25㎒ 폭에 이른다. 다음 달 31일 SK텔링크의 폐업 신고가 수리되면 방통위에 자동으로 회수될 예정이다.

외국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독일, 덴마크 등에서 2.6㎓대역을 LTE에 쓰고 있다.

특히 유럽은 올해 말까지 2.6㎓ 주파수를 역내에서 LTE용으로 허용하도록 공조정책을 펼치고 있다.

LTE는 주파수 대역이 일치해야만 사업자 간 로밍을 할 수 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주파수를 선점하려는 이유다.

그러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주파수를 두고 벌어진 과열경쟁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복수의 LTE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대역폭과 효율성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하며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통 3사가 LTE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황금 주파수를 외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방통위가 2.6㎓ 주파수를 경매에 부칠 경우 작년에 이어 ‘제2차 주파수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