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참맛은 40대부터… 열정 쏟아붓는 불혹 트리오
입력 2012-07-05 19:04
1971년생 노장 트리오가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IA 최향남, LG 류택현과 최동수. 한국 나이로 42세인 이들은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오늘도 그라운드를 뛰고 있다. 비록 후배들에 비해 체력은 뒤질지언정 열정만은 더 뜨겁다.
최향남은 4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했다. KIA는 전날 경기에서 패하며 7연승이 중단되고 5할 승률도 깨졌다. 당시 선발 서재응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따라서 4일 경기는 KIA가 연패에 빠지지 않고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고비였다. 선동열 감독은 1점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9회초 윤석민을 내리고 최향남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향남은 선두타자 이종욱을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아냈다. 이어 정수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현수도 내야 땅볼 아웃으로 잡아냈다.
4일까지 최향남은 7경기에 출전해 2홀드 2세이브를 올렸다. 7이닝 동안 25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5피안타를 허용했을 뿐이다. 현재 KIA의 불펜은 한기주, 손영민, 심동섭이 부상으로 빠지고 유동훈과 박지훈이 피로 누적으로 구위가 약해진 상황. 최향남의 활약은 KIA에게 천군만마다 다름없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롯데에서 방출될 당시 야구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에 빠졌던 그지만 이제는 KIA의 든든한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류택현 역시 ‘인간극장’의 주인공이다. 2010년 9월 팔꿈치 부상을 당한 그는 LG 구단의 은퇴 권유를 뿌리치고 자비를 들여 수술과 재활을 진행했다. 팀에서 방출된 그는 올 시즌 테스트를 거쳐 플레잉코치 자격으로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4월 13일 잠실 KIA전에 등판하며 투수 통산 최다경기 출전 신기록(814경기)을 세웠으며 지난 3일 삼성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신기록을 828게임으로 늘렸다. 단순히 엔트리만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올 시즌 17경기에 선발과 중간계투로 출전해 3승 1패를 기록했다.
LG의 최동수도 최고령 타자로 후배들과 경쟁하고 있다. 4일까지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33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 상위 5명 안에 포함돼 있다. 특히 우타자로서 넥센으로 돌아간 이택근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코리안특급’ 박찬호(한화)와 ‘핵잠수함’ 김병현(넥센)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목동 등 5일 4경기는 비 때문에 모두 취소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