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D-22] 난 절대 선수를 탓하지 않는다 왜냐… 영원한 캡틴 홍명보니까
입력 2012-07-05 19:05
그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캡틴’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지휘봉을 잡는다. 홍명보(43) 한국 올림픽축구대표 감독.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조련하는 그의 모습에선 따뜻함과 냉정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마치 10년 전의 거스 히딩크(66) 감독을 보는 듯하다. 홍 감독은 마침 ‘2012 K리그 올스타전’에서 히딩크 감독을 다시 만났다. 히딩크 감독이 한·일 월드컵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도 런던 올림픽에서 ‘유쾌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진심을 끌어내는 리더십=홍 감독의 런던 올림픽 도전은 2009년 2월 U-20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그는 여러 국제대회를 치르며 자기 ‘아이들’을 길러 냈다. 그가 아이들을 길러 낸 방법은 ‘존중’이었다. 감독이 된 후 그가 세운 원칙은 ‘절대 선수들을 탓하지 않는다’였다. 홍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선수들을 도구로 삼지 않는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리더십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여 잠재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런던에 가는 18명의 선수들 중 상당수가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한 감독이 청소년대표팀을 조련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까지 이끌고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게 홍명보호가 특별한 이유다.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중인 올림픽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뒤 런던으로 떠난다.
◇3년간의 준비 그리고 도전=홍명보호의 전력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최근 한국을 스페인,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3위에 오를 만한 전력이라고 분류했다. 최종 엔트리를 들여다보면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거기에 이름을 올린 18명 중 8명이 성인 대표팀 멤버다. 공격라인에 ‘와일드 카드’ 박주영(27·아스널)를 비롯해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21·선덜랜드), 남태희(21·레크위야) 등 실력을 검증받은 해외파들이 포진해 있다. 수비라인엔 기성용(23·셀틱), 김영권(22·광저우 헝다) 등이 버티고 있어 든든하다.
더욱이 대진운도 좋은 편이다. 브라질, 스페인 등 강호들을 피해 B조(한국, 가봉, 멕시코, 스위스)에 편성됐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 A매치 출전이 136회에 달한다. 한국 선수들 중 최다 출전 기록이다. 월드컵에도 4회 연속(1990년, 1994년, 1998년, 2002년) 나갔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는 밟지 못했다. 그가 올림픽 한을 풀 기회는 이번밖에 없을지 모른다. 홍 감독은 자기 인생에서 2012년 달력은 올림픽이 끝나는 8월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