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보스턴대 토마스 탕가라즈 교수] “베풀려고만 하는 기독교인들, 이젠 환대 받는 훈련도 필요”

입력 2012-07-05 21:16


제7회 아시아신학자회의 강연자인 토마스 탕가라즈(M. Thomas Thangraj·70) 보스턴대 교수는 5일 “기독교가 환대를 베풀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손님의 입장에서 환대를 받는 훈련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교회가 세계교회협의회(WCC)의 부산 총회 개최를 반대하거나 두려워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지난 4일 서울 냉천동 감신대에서 주제 강연을 한 탕가라즈 교수는 타종교인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탕가라즈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베풀려고만 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손님의 자세로 다른 사람들이 베푸는 환대와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우리 기독교인들은 타종교인들에게 매우 공격적으로 기독교를 강요해 왔다”며 “이제 우리는 두 팔을 벌리고 그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기독교인 스스로 주인(Host)과 손님(Guest)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교회의 현실과 동성애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오늘날 미국교회는 유럽교회처럼 주류 교단의 신도 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유럽과 다른 점은 독립교회나 초교파 교회들의 신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조엘 오스틴 같은 목회자는 신도들이 듣고 싶은 것만 들려준다는 점에서 ‘변화와 도전’을 요구하는 주류 교단과 다르다”며 다소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진보적 입장이었다. “동성애자로 태어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권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성경에 동성애를 언급한 부분들을 다시 찾아보고 성경의 진의를 공부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CC 부산 총회 개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WCC와 함께 일했다는 탕가라즈 교수는 “한국이 이번 총회를 통해 세계의 교회가 얼마나 크고 다양한지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WCC는 정책을 권고할 뿐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988년부터 20년간 미국의 명문 사립대학인 에모리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다 최근 보스턴대로 옮긴 탕가라즈 교수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영어와 한국식 수학 태도”라며 “유학 전 영어 실력을 충분히 키우고 미국 현지에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라”고 주문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