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남·북·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 ‘정대세의 눈물’

입력 2012-07-05 18:26


정대세의 눈물/정대세(르네상스·1만2000원)

2010년 6월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도열한 선수들 중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북한 국가대표 정대세. ‘인민 루니’ ‘인간 불도저’라 불릴 만큼 듬직한 체격의 그는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질 때 펑펑 울었다. 마치 아이처럼.

이 장면은 정대세의 독특한 개인사와 포개지면서 경기를 시청하려고 TV 앞에 앉았던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대회가 끝난 뒤 정대세의 눈물을 ‘남아공 월드컵 10대 순간’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대세의 자서전인 이 책은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보여준다. 익히 알려진 대로 북한 대표 선수이지만 한국 국적을 가진 정대세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 3세. 같은 한국 국적의 아버지와 북한 국적의 어머니를 뒀다.

책에서 그는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오며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정대세의 자서전을 읽는다면 그가 남아공에서 흘린 눈물의 이유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