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 주도권 뺏길라 민주당도 ‘경제민주화’ 목청… 대권 후보자들 한 목소리

입력 2012-07-05 19:17


새누리당에 이어 민주통합당도 본격적으로 ‘경제민주화’ 이슈에 뛰어들었다. 대선 핵심 쟁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사안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원래 민주당이 역점을 둬서 제기해 온 문제이기도 하다.

민주당 이종걸 최고위원과 유승희 의원 등이 주축인 국회연구단체 ‘경제민주화포럼’은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식을 갖고 첫 토론을 시작했다. 민주당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20여명 의원, 통합진보당에서 노회찬 심상정 박원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대선 주자인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이 나란히 참석해 ‘재벌개혁’을 부르짖었다.

문 고문은 “경제민주화의 출발은 시장에 넘어간 권력, 재벌에 넘어간 권력을 되찾자는 것이고 재벌개혁이 그 시작”이라며 “재벌을 해체하자는 게 아니라 재벌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개혁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7년 대선 당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을 내걸었던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재벌에게 무소불위의 시장권력을 넘겨주는 줄푸세 정책이야말로 경제민주화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문 고문은 이날 금융가가 밀집된 동여의도의 동화빌딩에 경선 캠프를 공식 오픈하고 본격적인 경선 채비에 돌입했다.

손 고문은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흐름으로, 대기업이 골목까지 파고들어 모든 것을 독차지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게 해 국민 개개인이 행복한 ‘저녁이 있는 삶’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오후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저서 ‘저녁이 있는 삶’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대선 슬로건에서 제목을 따온 이 책은 근로시간 단축과 고용 확대에 대한 손 고문의 지론을 담고 있다. 행사장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포함한 여야 국회의원 80여명과 박원순 서울시장, 손 고문 팬클럽 회원과 지지자 등 수천명이 참석했다.

8일 대선 출정식을 앞둔 김두관 경남지사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김 지사는 분향 뒤 노 전 대통령 유해가 안치된 너럭바위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님,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십시오. 대통령님이 그토록 이루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 분권,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앞장서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틀간의 호남 투어를 마친 정세균 상임고문도 이틀 일정으로 부산과 경남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경기도 안산 상록을 출신의 민주당 4선 김영환(57) 의원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전에 뛰어들었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출마선언식에서 김 의원은 청바지 차림에 헤드셋 마이크를 머리에 끼고 나타나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안철수에게 불려다니는 좌고우면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내가 나서서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막아내겠다”고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