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 고유의 색깔을 찾아라… 남자도 올림픽 출전 좌절
입력 2012-07-04 19:27
“리바운드에서 밀렸다.”
이상범(43)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은 패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4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세계예선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 한국-도미니카전.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1위인 한국은 25위인 도미니카에 85대 95로 져 2패로 탈락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본선 진출을 노렸던 한국은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다. 앞서 한국 여자농구도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남녀농구가 모두 올림픽 본선에 못 나가는 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0년 만이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게임을 제압한다’는 게 농구의 진리. 한국은 알고도 당했다. 이날 리바운드 스코어는 27대 56, 한국의 완패였다. 전날 열린 러시아전에서도 25대 46으로 압도당했다. 경험이 풍부한 센터가 없었던 탓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그동안 높이를 책임져 왔던 김주성(33·원주 동부)과 하승진(27·전주 KCC)이 빠졌다. 대신 오세근(25·안양 KGC인삼공사), 김종규(21·경희대), 이종현(18·경복고)이 발탁됐다. 이들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 줬지만 국제무대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드러냈다.
높이에서 밀린다면 스피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은 “한국 농구의 색깔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하다”며 “빠른 농구와 강한 압박으로 높이의 농구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남자농구의 목표는 이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다. 남은 시간 동안 할 일이 많다. 빠른 스피드라는 장점을 살려야 하고, 걸출한 센터와 전문 슈터도 육성해야 한다. 적어도 안방에서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