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예전 같지 않은 ‘文風’
입력 2012-07-04 21:50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 가운데 부동의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상임고문이 요즘 상대적으로 주춤한 형국이다. 다른 주자들의 공격도 잇따르고 있다.
문 고문이 잠잠해진 것은 김두관 경남지사의 부상(浮上)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김 지사는 8일 출마 선언을 앞두고 ‘이벤트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연일 이목을 끌고 있다. 같은 경남 출신인 데다 범(汎)친노무현계로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김 지사의 상승 무드가 문 고문의 지지세를 깎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나는 비토세력(기피층)이 없다. 역대 대선에서 비토세력이 많으면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호남 등에서 일정한 기피층을 갖고 있는 친노계 적자(嫡子)인 문 고문을 겨냥한 말이다. 앞서 손학규 상임고문도 지난달 말 “문 고문으로는 결코 대선에서 승리 못한다”고 공격했었다.
문 고문이 침체 상태인 것은 캐릭터나 메시지 전달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문 고문이 박력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사람이 좋아 타 주자에게 시비를 걸 줄 몰라 주목을 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자들이 자신의 장점은 물론 타 주자의 단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연일 휘발성 높은 발언을 쏟아내는데 비해 문 고문은 이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고문 측은 이런 상황이 일시적일 뿐 조만간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5일 경선 캠프 사무실을 공식 오픈하는 것을 계기로 다시 1등 주자 위상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문 고문 측 김경수 공보특보는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격무로 이가 안 좋아져 임플란트를 했는데 최근 문제가 생겨서 며칠간 대외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오늘로 치료를 마치고 이제 본격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이가 안 좋아 그동안 말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문 고문 측은 당내 주자들이 계속 공격하는데 대해서도 느긋한 입장이다. 김 특보는 “결국 우리가 1등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대신 우리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이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남 등에서의 비토 문제에 대해 “문 고문이 호남에 가면 젊은 여성들은 물론 중장년층 여성들에게서도 거의 연예인급 대우를 받는다”며 “자주 노출되면 호남에서의 지지율도 많이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병호 임성수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