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낯으로 두개의 문 보러왔나” 영화관서 쫓겨난 인권위원장
입력 2012-07-04 19:14
현병철(사진) 국가인권위원장이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개의 문’을 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가 관객들의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현 위원장은 4일 영화 관람을 위해 서울 신문로의 한 독립영화 전용 극장을 찾았다. 이 소식을 들은 인권단체 회원들은 영화 상영 직전 영화관에 들어가 “이 자리에 현병철 위원장이 함께 있다. 그와 함께 영화를 보시겠느냐”고 관객들에게 외쳤다. 그러자 관객들은 “무슨 면목으로 왔느냐” “같이 영화를 볼 수 없다”고 외치며 현 위원장에게 퇴장을 요구했다. 결국 현 위원장은 영화를 보지 못하고 비서진과 함께 자리를 피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 업무와 관련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관람하러 간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극장에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 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이 나올 것을 대비해 극장을 찾은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현 위원장은 2009년 12월 인권위가 용산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강제 진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려 하자 “독재자도 어쩔 수 없다”며 막아 논란이 됐다. 현 위원장은 지난달 연임이 결정돼 오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