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4학년 여학생이 왜… “미안하다 사는게 힘들어서” 투신
입력 2012-07-04 22:07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이 가족과 친구 등에게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원주경찰서에 따르면 원주시 한 아파트에서 3일 오전 9시32분 이 아파트 11층에 사는 A양(10)이 화단에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37)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양 어머니는 경찰에서 “‘시험인데 아이가 등교하지 않았다’는 담임교사의 말을 듣고 전화로 딸을 꾸짖었다. 전화를 끊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곧바로 딸에게 다시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집으로 달려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최근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안 아프게 죽는 방법’ 등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사진과 함께 현관에서 발견된 메모지에는 A양의 필체로 “미안하다. 사는 게 힘들어서 그랬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유서는 부모에게 1통씩과 친구들 앞으로 6통을 썼다. A양은 학교 친구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잘 살아라. 나는 좋은 나라로 간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A양은 숨진 당일 새벽 길 건너 친구집 우편함에 종이학과 편지를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양은 2일 평소 아끼는 물건들을 친구들에게 나눠줬다는 것이다.
A양은 평소 교우관계가 좋았고, 성적도 중상위권인 모범 학생으로 자기 일을 스스로 잘 알아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 어머니는 전날 직장에서 야근을 했고, 아버지는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해 A양은 언니(12·초등6)와 둘이 잠을 잔 것으로 파악됐다. 언니는 아침에 등교하고 A양은 혼자 남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전날 친구 등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사전 준비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딸이 인터넷에서 검색한 내용을 보고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A양 어머니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장례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학생들의 충격을 고려해 A양 책상 위에 조화를 놓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