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차기로”-“할 일 하겠다”… 당-정 충돌

입력 2012-07-04 19:11

정부와 여당이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에 여당이 제동을 걸고, 정부는 정치권의 요구를 거부하는 등 전형적인 정권 말기 정책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오늘 할 일을 미루면 그만큼 경제는 뒷걸음친다”며 현 정부에서 추진키로 한 주요 사업을 강행할 의지를 밝혔다. 최근 새누리당에서 인천공항 지분 매각, 차기전투기(FX)사업 등에 대한 논의 자체를 차기 정부로 미루라고 요구한 것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박 장관의 발언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주요 정책 사안을) 정부 뜻대로 강행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국회 논의는 필수적”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특히 황 대표는 “예를 들어 양질의 공기업인 인천공항은 국민 전체의 자산이기 때문에 매각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면서 “매각 강행은 안 된다는 게 국민적 공감대”라고 매각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앞서 재정부는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0∼2세 아동 무상보육 지원체계를 소득 수준에 따라 선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0∼2세 아동에 대한 무상보육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이 강하게 요구해 국회 예산 편성 과정에서 추가된 내용이다.

새누리당이 국회 논의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한·일 정보보호협정도 청와대와 정부는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둘러싼 잡음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