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대형 현안사업 잇따라 ‘헛발질’
입력 2012-07-03 21:22
광주시가 민선 5기 이후 추진 중인 각종 현안사업이 겉돌아 행정력에 대한 신뢰가 실추되고 있다.
3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3D(3차원 입체영상)산업 육성을 위해 미국 내 영화사업자인 K2AM과 공동 투자 방식으로 한·미 합작법인 ‘갬코’를 설립했다.
시는 K2AM과 약속한대로 그동안 650만 달러(74억원)을 현지에 송금하고 3월말 기술력 검증을 거쳐 미국 헐리우드 영화사업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K2AM은 광주시의 송금에도 불구, 계약내용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기술력 검증에 응하지 않으면서 3D 변환장비(워크스테이션)도 넘겨주지 않았다. 또 변환작업을 거쳐야 완성되는 헐리우드 3D영화 물량도 제대로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시는 5월 중순에 이어 지난 1일 미국 현지에 조사단을 다시 파견하는 등 동업자 측을 압박하고 있다.
K2AM사 측은 “3D영화장비 세팅비용 460만 달러(52억원)를 추가 송금하지 않으면 더 이상 동업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고 배짱이다. 이에 따라 헐리우드 영화사업 진출에 현혹된 시가 투자금만 떼인 채 ‘국제 사기’를 당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가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착수한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사업도 사면초가에 빠졌다. 입찰에서 탈락한 KT 측이 광주시를 상대로 “입찰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기 때문이다.
자체감사에서 사업자 선정이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던 광주시는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금명간 재입찰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사업은 5개 자치구의 방범·어린이보호·쓰레기투기 적발용 CCTV 2000여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관광레저복합타운 조성을 위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 역시 골프장 우선 개장여부를 둘러싼 광주시와 개발업체 사이의 법정다툼에 휘말렸다. 개발업체인 ㈜어등산리조트는 “어등산 포사격장의 불발탄 제거작업이 3년 넘게 지연되는 바람에 금융비용 등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골프장 허가지연에 따른 영업 손실금 보상 등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407억원을 투자한 지난해 1월 사업을 반납하려고 했으나 시의 설득을 받아들여 788억원을 추가로 쏟아 부어 골프장을 만든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는 “2005년 체결한 협약서에 따라 특급호텔과 콘도 등 관광단지를 모두 완공해야만 골프장 허가도 내줄 수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