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따뜻한 이미지’ 변신 여파… 여성 바지·굽있는 신발 허용

입력 2012-07-03 21:57

바지에 하이힐을 착용한 채 햄버거를 먹는 여성을 평양에서 볼 수 있을까. 답은 ‘예스’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면서 이처럼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A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려진 것처럼 북한은 ‘인민’의 먹거리와 옷차림에까지 간섭하는 통제 사회. 여성들은 일터에서 일할 때 외에는 바지를 입을 수 없었다. 그러나 20대인 김정은 치세의 북한은 최근 여성들에게 바지와 굽 있는 신발을 허용했다.

식당에선 피자와 햄버거를 파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10대 시절을 스위스에서 보낸 김정은이 만든 변화다. 2004년 탈북한 박예경씨는 “(최근 중국 국경에서 몰래 만난) 언니가 북한에 커피숍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내 무선통신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 가입자는 올해 1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김정은은 최근 어린이들을 놀이공원과 동물원에 초대하고 “모든 가정이 웃음과 조화 속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국부’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팀장은 이에 대해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따뜻한 아버지의 인상을 주려는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말했다. 차갑고 냉정하게 비쳤던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르게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조금씩 변하고 있는 북한에서 주민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히트 아이템’ 3개는 연탄과 플랫폼 슈즈, 휴대전화다. 이 외에 한국산 초코파이와 커피믹스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DVD도 인기라고 ABC방송은 전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