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맨발투혼… 그때 그곳으로 세리가 다시 돌아온다
입력 2012-07-03 19:04
“14년 전의 긴장감과 설렘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그런 느낌이다.”
1998년 ‘맨발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던 박세리(35·KDB금융그룹)가 다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 67회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을 앞두고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박세리는 14년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 블랙울프런 골프장의 챔피언십 코스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을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한국여자골프 사상 두 번째 메이저대회를 석권했었다. 당시 박세리는 워터 해저드에 맨발로 들어가 샷을 날리는 투혼으로 경제위기로 의기소침해 있던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워터 해저드에서 박세리의 검게 탄 다리와 하얀 맨발이 대조를 이루며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회자되기도 했다. 그 경기이후 수많은 국내 선수들이 미국 무대를 노크하는 계기가 됐다.
박세리는 “14년 전 우승하던 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면서 그날의 이야기를 했다. 정말 놀랐고 즐거운 부담감으로 대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5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선수와 인연이 깊다. 박세리 이후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에 이어 지난해는 유소연(21·한화)이 우승했다. 6번째 우승을 노리는 한국낭자군의 선봉에는 세계랭킹 3위 최나연(25·SK텔레콤)을 비롯, 올해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유선영(26·정관장)과 유소연, 박인비 등이 서 있다. 또 작년 대회 때 유소연과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준우승에 그친 서희경(26·하이트)도 우승후보 반열에 있다.
특히 박인비는 한국선수 가운데 다크호스다. 2주 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연장전까지 갔다가 준우승에 그쳤고 2일 끝난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지애(24·미래에셋)는 손가락 부상 때문에 출전을 포기했다.
한국선수가 넘어야 할 산은 뭐니 뭐니 해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다. 통산 5차례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청야니이지만 이 대회에서 만큼은 우승이 없다. 시즌 초 3승 이후 최근 3개 대회서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한 약점이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