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목욕탕보다 못한 도심 물놀이시설 ‘경악’… 무조건 입장시키고 환불은 “노”

입력 2012-07-03 18:54


이른 무더위로 주말마다 도심 워터파크가 북새통을 이루면서 이용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입장객 수 제한이 이뤄지지 않아 발 디딜 틈조차 없는 데다 환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난 1일 경기도 부천의 W워터파크를 찾은 대학생 정모씨는 입장권을 끊은 뒤 1시간이나 기다리다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탈의실 앞에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수영복조차 갈아입을 수 없었던 것. 정씨는 “표를 끊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 불편할 것이란 공지라도 있었다면 시간낭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워터파크는 입장한 뒤 20분 안에 나갈 때만 환불을 해주다 고객 불만이 커지자 환불 가능 시간을 늘렸다. 수영복을 입고 있던 한 여성은 “물에 잠깐 들어갔다가 사람이 많아 돌아왔는데 부분 환불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워터파크는 홈페이지에 최대 수용 인원을 1만2000명이라고 고지했다. 종일과 야간으로 입장이 구분되기 때문에 1회 최대 이용 인원은 6000명인 셈이다. 그러나 주말에는 1회 평균 이용객이 9000∼1만명에 달한다. W워터파크 측은 사물함 7000개 기준으로 90% 정도 차게 되면 입장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물함을 여럿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수용 한계를 넘어서는 실정이다. 다른 곳의 사정도 비슷했다. 서울 영등포와 왕십리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지만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하지 않아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주말 영등포 S워터파크를 찾은 한 주부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하고 교통비만 낭비했다”고 불평했다.

현행법상 워터파크는 체육시설설치이용관리법에 따라 입장객 수를 각 지자체가 정하도록 했지만 이를 어겨도 규제할 근거가 없다. 구청 관계자는 “이용객 수를 셀 수 없어 업체 자율에 맡긴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