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선물로 여기고 성찬 정신으로 환대해야”… CCA, 아시아신학자회의
입력 2012-07-03 21:34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 강당에서 ‘우리 가운데 오신 환대하시는 하나님(Embracing and Embodying God’s Hospitality Today)’을 주제로 아시아신학자회의를 진행 중이다.
3일 주제 강연한 러시아정교회 신학자 안토니에 아라자코브스키 박사는 ‘성찬 환대’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환대’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교회가 분열돼 세상에 좋은 예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으므로 이방인을 선물로 여기고 성찬의 정신으로 환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2일 강연한 김흡영 강남대 교수는 “예수님께서 이 땅의 가장 낮은 곳에 임하셔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처럼 주인(host)의 기득권과 권한을 내려놓을 결심으로 ‘손님(guest·stranger)’을 환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론주의와 정행주의로 나뉜 것이 오늘날 세계교회의 문제”라며 “이론과 실천이 하나가 된 ‘길(道)의 신학’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신학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아라자코브스키 박사는 “WCC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 종식에 공헌한 것처럼 이번 부산 총회가 남북의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며 “한국교회는 에큐메니컬(교회일치) 운동에 대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총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열정을 세계와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같은 하나님을 믿으면서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올림픽과 같이 WCC 부산 총회도 한국교회사에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기 감신대 총장은 2일 개회예배 설교에서 요한 웨슬리의 설교를 예로 들며 “기독교적 환대는 약자들의 영적·경제적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아시시 볼 목사는 “강의 내용을 모아 방글라데시 NCC(NCCB)에서 발행하는 잡지(SAMATAN)에 게재해 현지 사역자들과 공유할 것”이라며 “다음 회의 주제로 ‘다종교 사회에서의 종교 간 대화’를 다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시아신학자회의는 1997년 한국에서 시작됐으며 2∼3년 주기로 아시아권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교단과 신학적 배경을 뛰어넘어 기독교 신학의 과제와 선교 책임을 논의해 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