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7개 시립병원 고가 의료장비 창고서 녹슨다

입력 2012-07-02 22:00

서울시가 직영하거나 위탁 운영하는 시립병원들이 부실하게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병원은 고가 의료장비를 구입한 뒤 창고에 방치하거나 규정에 어긋나는 특정 업체를 통해 수백억원의 의료기기를 구매했다.

김기옥(민주통합당) 서울시의회 의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의료장비 구매실태 특정감사 결과’ 자료를 공개했다. 서울시가 2011년 8월과 12월 서울시 산하 7개 시립병원에 대해 실시한 감사 결과를 정리한 이 자료에 따르면 서남병원은 2010∼2011년 초음파 전환기 등 169점(6억2431만원)을 구입한 후 사용하지 않고 창고에 그대로 쌓아뒀다. 북부병원, 서북병원, 은평병원도 각각 11점(9165만원), 2점(4730만원), 1점(660만원)을 구매한 후 창고에 방치했다 적발됐다.

보라매병원과 서남병원은 지방계약법에서 위탁 가능한 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업체를 통해 4811점, 198억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사들였다. 보라매병원은 또 구입 의료기기의 예정가격을 결정할 때 구매 당사자인 시립병원 임직원이 아니라 제3자인 서울대병원 원무과 직원이 결정하도록 묵인했다.

2010년 5월∼2011년 2월 일반 경쟁입찰로 구매한 총 60건(94억8820만원) 중 48건(72억2710만원)이 예정가격 대비 95% 이상으로 낙찰되는 등 낙찰가 사전 유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