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한구, 재벌 대변” 비판… 朴캠프 출발부터 신경전
입력 2012-07-02 22:12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선 캠프가 2일 문을 열고 업무에 돌입했다. 캠프 규모와 구성을 보면 당내 경선보다는 야권 후보와 맞붙을 본선에 주력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박 전 위원장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캠프 내부의 미묘한 신경전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릐경선은 절차일 뿐?=박 전 위원장의 캠프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2층에 마련됐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가 있던 건물이다. ‘경량화·최소화’ 원칙에 따라 현역 의원 참여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실무진 20여명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체적인 직제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2007년 경선과 비교하면 대폭 슬림화됐다. 본선이나 다름없던 2007년 경선과 달리 당내에 큰 경쟁자가 없어 경선 승리 이후 당 선대위 체제로 전환할 때를 대비, 실무진 중심의 캠프를 꾸린 것이다.
상대적으로 공보 기능은 강화했다. 최경환 의원이 맡은 총괄본부장 직속 기구로 공보단을 두고 단장에 윤상현 의원을 내정했다. ‘캠프의 입’ 대변인은 지난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공동대변인을 맡았던 이상일 의원과 조윤선 전 의원이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새누리당 로고색인 빨간색 의자가 비치된 기자실과 대변인실이 전체 사무실 면적의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것도 공보 기능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또 직능본부장과 조직본부장으로 각각 유정복, 홍문종 의원이 내정됐으며 후보 비서실장은 이학재 의원이 맡기로 했다.
릐출발부터 기싸움?=캠프 운영 및 방향을 놓고 노선 다툼도 드러나고 있다.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과 기존 친박 인사들 사이에 ‘경제민주화’라는 핵심 이슈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표출됐다.
김 전 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위원장의 경제 참모로 꼽히는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 최경환 의원을 비판했다. 김 전 위원은 “최 의원은 지경부 장관을 해서 우리나라 경제 실태를 나름대로 정확히 알 수 있고, 이 원내대표는 재벌기업에 오래 종사해 그쪽 이해를 대변하는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두 사람이) 경제민주화가 뭔지 모르겠다고 그러는데, 그럼 정치민주화는 이해하느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이슈를 놓고 캠프 내부에서 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선을 제압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경제민주화는 사회정치학자들이 쓰는 말이지 정통 경제학자들은 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충돌이 벌어지자 오후 경선 캠프를 찾은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논쟁이 있었던 게 결코 아니다”며 “모두 경제민주화라는 추상적 목표에는 전적으로 합의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최 의원도 “김 전 위원과 나는 (의견이) 전혀 다른 게 없다”며 “김 전 위원도 ‘그런 의도로 말한 적이 없는데 오해가 생겼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