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아우성 2題] 할인점들 “정부 물가억제 못참겠다”… “가격 U턴”
입력 2012-07-02 19:20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한 정부의 압력에 생활필수품 가격을 낮춰왔던 대형마트들이 7월 들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들이 이달 들어 주요 생활필수품 가격을 10%대 후반에서 최대 100%까지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조미료·식음료 등 생산업체들도 잇달아 이달 중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인상폭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지난 3∼6월 3개월간 진행된 ‘50% 할인 행사’에 포함됐던 생필품 50종의 가격을 인상해 지난 1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2220원에 판매된 삼양의 수타면(5입)은 이달 들어 25.2% 인상된 27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애경의 ‘2080 청은차 치약’(130g×3개)은 100% 인상돼 3750원에서 7500원으로 올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예정된 기간 동안 진행된 할인행사를 종료하고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소비자 입장에선 심리적으로 물가 인상처럼 느껴질 수 있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도 내부적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남양유업의 ‘드빈치 치즈’ 등 16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키로 하고 현재 인상률을 검토하고 있다. 파격적으로 내놓았던 한우 1등급 등심(100g) 가격도 6월까지는 4900원을 유지했지만 이달 1일부로 20.4% 오른 5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생산업체들은 유통업체들의 인상 움직임과 시장 반응을 살피는 분위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시내버스료(12.0%), 전철료(14.0%) 인상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에 이어 생필품까지 오를 경우 서민 부담이 클 전망이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